'경남 햇빛발전소 협동조합'이 태동했다.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자족적인 에너지 공동체를 구현하기 위해 설립되는 단체로, 상부상조의 협동사회경제로 나아가는 중요한 계기점이 될 것으로 평가받는 '협동조합법(12월 발효 예정)'에 근거를 두고 있다.

석유와 핵 중심의 에너지 정책에서 탈피하고 있는 전 세계적 시대흐름과 맥을 같이하면서도, 선순환적인 에너지 생산을 통한 지역 공동체 활성화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남 햇빛발전소 협동조합 준비위원회는 에너지의 날인 22일 경남도의회에서 발기인 대회를 개최하고 2013년 1월 조합 설립을 마무리함과 동시에 1호 햇빛발전소를 완공하겠다고 밝혔다. 신석규 녹생경남21 추진협의회 상임회장과 전점석 녹색창원21 실천협의회 회장이 공동 준비위원장으로 활동해 왔으며, 김용기 경남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센터장, 김종대 창원시의원, 여영국 도의원, 차윤재 마산 YMCA 사무총장 등이 준비위원으로 참여했다.

   
  경남햇빛발전소협동조합(준) 발기인 대회가 22일 오후 경남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행사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경남 햇빛발전소 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의 출자금으로 경남 도내 공공기관과 학교건물 지붕 등에 햇빛 발전소를 건설하고, 그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한전의 발전 자회사에 판매해 수익을 얻는 구조다. 수익금은 조합원들에게 배당되거나 기금으로 조성돼, 에너지 빈곤층 지원사업이나 에너지 전환 시민운동 등에 사용된다.

경남은 전국 평균을 웃도는 일조량을 기록하고 있어 효율성 면에서도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협동조합 방식으로 햇빛발전소 사업을 진행함으로써 발전차액제도 폐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태양광산업에도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점석 준비위원장은 햇빛발전소 협동조합에 대해 "에너지를 소비자가 생산하고 생산자가 소비하는 구조로, 도민들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에너지를 만들어 펑펑 사용하겠다는 것이 아니고 저소비 에너지 공동체를 만들어 가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날 발기인 대회에는 고영진 교육감도 참석해 학교 지붕을 이용한 햇빛발전소 건립 사업 활성화 가능성을 밝게 했다. 고 교육감은 "경남의 모든 지붕을 햇빛 발전소로 만들기 위해 햇빛발전소 협동조합이 탄생을 준비하고 있다"며 "에너지 재생과 함께 생태순환의 자립 자치 공동체를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햇빛발전소 협동조합은 관 주도의 신재생에너지 보급사업이 파생시켜온 여러 부작용도 해소해 나가는 데 힘을 기울일 계획이다.

이날 특강 강연자로 나선 이정필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상임연구원은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로 대규모 발전사업자들이 목표치를 채워야 하는 다급한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조력이나 풍력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주민 민원 등 각종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신재생에너지 보급사업에서도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남 햇빛발전소 협동조합은 올해 말 창립대회 전 1호 햇빛발전소 건립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순수한 조합원 출자금만으로 50㎾(1억 6000만 원) 의 발전소를 건립하고, 차후에 출자금 240억 원 규모로 키워간다는 계획이다. 조합원의 최소 1계좌는 10만 원으로, 현재까지 7000만 원의 출자금이 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