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온실가스 감축 시나리오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 발전부문을 중심으로

* 본 보고서는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가 연구수행한 <정부 온실가스 감축 시나리오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 발전부문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2009년 국정감사 정책보고서(진보신당 조승수의원실)이다. 서론과 보고서 목차는 다음과 같다. 자세한 내용은 첨부한 보고서를 참조하기 바란다.<by 필>

Ⅰ. 서론

❍ 지난 8월 4일 대통령직속 녹색성장위원회는 한국의 중기(202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가 포함된 시나리오 3가지를 제시했다. 발표안에 따르면 정부는 2020년까지 BAU 대비 21%, 27%, 30% 감축 시나리오(2005년 대비 각각 8% 증가, 동결, 4% 감축) 중 하나를 선택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그린빌딩 확대', '녹색교통체계로 전환', '녹색 공정혁신', '녹색기술 보급을 위한 제도적 지원 및 환경친화적 세제 개편', '저탄소 녹색산업 구조로의 전환'을 핵심전략으로 가져가겠다는 입장이다.

❍ 하지만, 녹색성장위원회의 발표안은 현재의 기후변화 심각성을 외면한 것으로서 매우 우려스러운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교토의정서가 규정한 목표치(선진국의 1990년 대비 평균 5.2% 감축)가 현재의 지구온난화를 막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Post-2012 체제에서는 대규모로 감축 목표치를 상향조정해야 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IPCC는 AR4를 통해 21세기 중반까지 2000년수준의 절반이하로 감소시켜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9위, 누적배출량 세계 23위(WRI 기준)인 한국이 교토의정서에도 크게 못 미치는 감축 시나리오를 들고 나와 스스로 "획기적"이라고 평가하는 것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의 안이한 인식을 여실히 드러낼 뿐만 아니라, 국제적 책임을 방기하겠다는 선언이나 마찬가지다. 온실가스에 관한한 우리나라와 역사적․사회적 책임이 비슷한 뉴질랜드와 스페인 등이 이미 의무감축국가군이라는 점이나 이들 국가가 역시 적은 감축목표량으로 인해 비판을 받고 있지만 그래도 전 세계 공유비전에 근접한 목표치를 발표했다는 것과 심각하게 대비된다.

❍ 더욱 문제인 것은 정부가 이 수치를 달성하겠다고 발표한 핵심전략이다. 전술한 핵심전략 5가지는 이미 기존에 다 발표된 것들이고, 그나마 실질 효과 기대치가 매우 낮은 정책들이 대부분이다. 또한 에너지효율 제고와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기술 수단이 대부분이어서 실질 감축을 위한 정책적 의지는 전무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온실가스를 실질적으로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에너지 가격 합리화를 통한 산업․상업․가정의 에너지 소비 효율화, 탄소세 및 에너지세 도입 등의 방안에 대한 언급은 나와 있지 않은 상황이다.

❍ 이와 같은 기술주의적 접근 방법은 기술의 발전 유동성에 따라 달성가능성의 편차가 크고, 또한 대대적인 재정지원이 있어야 하는데, 녹색성장위가 감축목표 시나리오 바로 직전에 발표한 ‘녹색성장 국가전략 5개년 계획’에 따르면 기후변화대응 인프라 구축을 위한 초기 투자금 총 107.4조원('09~'13)의 약 25% 가량이 기후변화대책과 무관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4대강 살리기 사업’에 집중투자 되는 등 편향적으로 계획되어 실질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 이에 따라 기후변화대응에 있어서 핵심 의제라고 할 수 있는 에너지 전환, 즉 발전부문에 대한 계획 역시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발전의 대부분을 화력과 원자력에서 얻고 있는데, 화력발전은 온실가스 배출의 주원인이고 원자력 발전은 아직도 사회적 논란이 뜨거운 의제 중 하나다. 정부는 화력발전을 중단기적으로는 비중을 동결시키고, 원자력 발전은 크게 확대하겠다는 계획이기 때문에 사실상 에너지 전환과 소비 효율화를 위한 수요관리 정책이 부재한 상황이어서 발전부문의 온실가스 감축계획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종국에 국가 전체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전향적으로 설정하는 것을 막고, 감축목표 달성가능성도 낮추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 또한 발전부문의 온실가스 감축을 계획하기 위해서는 분야별 온실가스 감축 대책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온실가스 감축 목표 시나리오를 발표하면서 녹색성장위 측은 "산업, 발전, 수송, 가정, 상업 부문별로 감축 목표도 설정했지만 대외협상 전략을 고려해 부문별 목표를 공개할 수는 없다"고 언급했다. 부문별 감축 목표에 대한 논의 없이 전체 감축목표를 논의하는 것은 달성 수단에 대한 검토 없이 목표지점만 논의하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 본 연구는 정부의 상황에 대한 인식과 유관대책들의 방향이 현재의 국내외적 상황과 불일치하고 있는 상황을 분석하고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진행된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가 발표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3가지 시나리오 및 달성 수단의 적정성을 분석하여 문제점을 도출하고, 국내 상황에 적합한 목표와 대응 방향을 모색한다.

❍ 특히, 국내 온실가스 배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발전부문은 지식경제부가 직접적으로 기획․관할할 수 있는 분야여서 정책의 유효성에 따라 직접적이고 단기적인 전환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발전부문을 중심으로 대응방안을 제안하는 데에 집중되어 있다. 이를 위해 발전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 실태 분석을 토대로 온실가스 감축 방안을 연구하여 정부의 정책변화를 유도하는 역할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