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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3-26 11:33
[에너지일반] 에너지 전환 추진에 있어 정부의 역할과 한계: 전환이론 관점을 중심으로
 글쓴이 : 에정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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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전환 추진에 있어 정부의 역할과 한계: 전환이론 관점을 중심으로

- 에너지경제연구원: 이상준, 김비아

- 외부연구자: 한재각, 이정필, 김형수(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우리나라는 안정과 성장의 전통적 패러다임을 넘어 지속가능한 에너지 시스템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경제성장을 위해 안정 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하고, 국민이 적절한 가격에 보편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의 조성에 힘써왔으며 이러한 노력은 빠른 시기에 안정적인 에너지시스템을 구축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그러나 기후변화 문제의 심화, 미세먼지 문제 등 우리나라에서 환경적 지속가능성의 악화와 후쿠시마 사고 이후 안전한 에너지시스템 구축의 필요성 인식은 기존의 에너지시스템의 한계를 보여주었다. 이에 우리나라는 기존 에너지 시스템에 대한 반성을 토대로 지속가능한 에너지시스템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에너지 전환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서는 에너지 전환 과정 에서 정부의 역할과 한계에 대한 통찰이 필요하다. 에너지 전환 정책의 장기적 성공을 위해서는 국내에너지 전환 정책 추진 배경 및 추진 여건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전환 과정에서의 정부의 역할과 한계에 대한 고찰이 필수적이다. 에너지 전환이 정치 이슈화된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정부가 주도적으로 에너지 전환을 이끈다는 발상은 바람직 하지 않다고 여겨진다. 그러므로 에너지 전환 단계별로 정부의 역할을 명확히 하여 정부의 유한한 역량과 자원을 해당 역할 수행에 효율 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에너지 전환에 있어 정부의 역할뿐 아니라 한계도 살펴봄으로써 정치, 사회, 경제적 환경 변화에 따른 정부 정책의 표류 가능성을 낮추어야 한다.
본 연구는 에너지 전환 추진 과정에서 바람직한 정부의 역할을 제시 하는 것을 목표로 사회·기술시스템전환론의 관점을 적용하여 에너지 전환을 다층적 관점에서 조망하고 이 과정에서 정부의 역할 및 한계에 대한 시사점을 발굴하였다.
본 연구는 해외 에너지 전환 추진 과정 분석 및 국내 에너지 전환 정책 추진 여건 분석을 통해 에너지 전환 단계에 따른 정부의 역할을 제언 하는 것을 목적으로 추진되었다. 이를 위해 시스템전환론의 방법론을 이용하여 에너지 전환의 추진 과정, 해외 에너지 전환 정책 사례 등으로 부터 정부 역할의 한계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는 것을 구체적인 과제로 추진되었다.

2. 연구의 주요 내용 및 시사점
2.1. 사회·기술시스템전환론과 에너지 전환

사회·기술시스템전환론은 과거와 현재의 지속가능성 전환 현상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이에 토대를 두고 바람직한 방향과 필요한 속도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개입하기 위한 방안을 연구한다. 전환론은 다양한 사회적 기능을 수행하는 시스템이 기술적 요소 이외에도 문화, 사회, 경제, 제도 등의 다양한 사회적 요소들이 상호 연계되어 공진화(co-evolution)하는 사회·기술 시스템이라는 전제로부터 시작한다. 공진화한 사회·기술 시스템은 안정적으로 특정 사회적 기능을 수행하게 되지만, 이러한 특징은 사회·기술 시스템이 지속 불가능한 속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왜 쉽게 전환되지 않는지를 설명해주기도 한다.
전환론은 전환의 과정에서 시스템 전체의 혁신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접근을 취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전환론 연구는 사회적 기능을 하는 사회·기술 시스템에 기후변화, 자원의 고갈 등과 같은 지속불가능성 문제 혹은 해결하기 쉽지 않은 사회적 난제가 나타날 때, 시스템의 개별 요소들의 개선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 전체의 혁신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접근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서 전환론은 사회·기술 시스템의 전환 양상을 분석하기 위해 거시환경(landscape), 사회·기술 레짐(regime), 틈새(niche)이라는 기능적 공간을 구분하고, 각 공간별로 공유한 구조, 문화, 실행(practice)을 가진 주체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분석하는 다층적 관점(Multi- Level perspectives, MLP)을 활용한다. 또한 새로운 사회·기술 실험이 이루어질 것으로 여겨지는 틈새를 강력하게 만들어 시스템 혁신을 위한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에너지 전환의 양상을 에너지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해외사례를 통해 살펴본 결과 독일과 영국은 전환의 유형과 경로에서 대조적인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발견되었다. 독일과 영국의 전환경로와 그 양상의 차이는 구조적 제약 특징에 의해서 설명된다. 독일은 신규 주체가 전환을 촉발하여 주도한 대체 경로에 해당한다. 독일 재생에너지 확대는 시민, 협동조합, 환경단체, 농민, 지역 전력회사 등 신규 주체들이 주도하였으며, 소규모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보급이 확산되었다. 에너지 거버넌스 및 전환관리 측면에서, 독일의 사례는 시민사회 및 지역사회의 틈새 혁신으로 출발해 국가전략 및 프로젝트로서 에너지 전환이 수용·확산되어 현재는 상향식과 하향식이 결합한 거버넌스로 평가할 수 있다.
독일의 사회적 구조는 신규 주체들이 재생에너지에 참여하는데 긍정적인 배경을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독일에는 능동적인 협동조합, 주민조직, 활동가, 사회활동에 참여하는 과학자 등 상대적으로 강하고 조직화된 시민사회가 존재한다. 반면, 영국은 기존 주체에 유리하지만 신규 주체가 진입하기 어려운 사회적 구조를 갖는다. 영국은 기존 산업 주체들에게 개방되지만 외부 신규 주체들에게 폐쇄된 정책 네트워크라는 특징을 보인다.

2.2. 에너지 전환에서 정부의 역할
전환론의 연구에 따르면 정부가 전환의 전체를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시스템전환론은 지속가능성 전환을 수많은 요소들 그리고 주체들이 관여하는 복잡계의 구조적인 변화로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변화를 정확히 예측하거나, 모든 요소들을 원하는 바대로 조정하여 특정한 목표에 정확히 도달하도록 만든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 전환론의 관점이다. 그러므로 정부가 명확한 인과적 관계에 의해서 진단된 문제에 대한 적절한 정책적 처방을 통해서 단기간에 성과를 얻어내는 지금까지의 정책 과정과는 다르다. 이러한 관점에서 정부는 사회의 하나의 주체로 지속가능한 에너지시스템으로의 전환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으나 전체를 완전히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이 유추가능하다.
에너지 전환의 효과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에너지 전환의 목표와 이행을 분산화(decentralization)·지역화(localization)하는 것이 필요하다. 에너지 전환이 다차원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중앙의 통제나 개입은 한계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에너지 전환의 과정에서 지층에 있는 모든 이해 당사자가 충실히 기여해야 시스템의 전환이 달성된다고 할 수 있다. 세계는 이미 수직적으로 통합된 에너지시스템에서 다양한 주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지방분권형 에너지시스템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정부는 지역의 역할 강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상호 협력적 거버넌스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중앙정부 주도의 지역에너지 사업 추진으로 인해 지역의 특성에 맞는 자생적 사업 발굴 및 추진에 한계가 노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자체가 지역주도형 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자체 수입을 확보할 수 있고 지역의 역량을 강화시키는 제도적 기반 조성이 필요한 것이다. 이를 위해서 지역의 특색을 반영한 분산형 에너지 보급 확대, 에너지 자급률 향상 등을 중심으로 중앙의 권한을 이양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에너지 전환의 전략적 틈새 관리 측면에서 시민과 기업 등의 주체의 주도적 역할에 대한 인식과 육성이 필요하다. 정부는 전략적 틈새 관리의 측면에서 시민과 NGO, 기업 등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장을 만드는 역할을 하여야 하며 필요에 따라 지원 및 육성을 해야 한다. 유럽에서 일반화되고 있는 적극적인 에너지 시민권의 개념에서는 개인, 비영리 단체와 민간 부문이 에너지 전환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고 보고 있다. NGO는 공공 민간 파트너십, 이해관계자 참여 및 합의 구축의 촉진자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중요한 이슈에 대해 대중의 관심을 환기하고, 프로슈머 지식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역량 구축 등 다양한 이니셔티브를 제공할 수 있다. 민간 부문은 에너지 효율, 재생 에너지 및 에너지 저장 기술에 대한 지역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야심찬 프로젝트를 위한 새로운 금융 및 비즈니스 모델의 출처를 공개함으로써 시급한 에너지 전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에너지 전환의 과정에서 정부는 시장에서 공정한 게임을 룰을 설정하고 조정하는 시장 조성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원활한 시장기능을 바탕으로 에너지 전환의 주체가 활동하고 제 역할을 수행하는 잘 조직화된 시장은 에너지 전환의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사항이다. 그러나 전환의 과정은 근본적으로 변화를 의미하기 때문에 시장의 기능이 약화되거나 잘 동작하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정부는 시장의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목차]

제1장 서 론
1. 연구의 배경 및 필요성
2. 연구 목적 및 방법

제2장 세계 에너지 전환의 흐름
1. 선진국 에너지 전환의 개관
1.1. 에너지 전환의 특징 및 방향성
1.2. 주요국 에너지 전환의 추세: OECD 국가를 중심으로
2. 주요국 에너지 전환 정책 동향
2.1. 유럽연합
2.2. 중국
2.3. 일본

제3장 사회·기술시스템전환론의 이해
1. 사회·기술시스템전환론(시스템전환론)의 개요
2. 시스템전환론의 전제 및 관점
2.1. 사회·기술 시스템과 공진화
2.2 지속가능성을 위한 시스템 혁신
2.3. 사회·기술 시스템 전환의 다양한 단계
2.4. 전환 과정의 예측과 개입의 한계
3. 전환론 연구의 프레임워크
3.1. 다층적 관점(MLP)
 3.2. 전략적 틈새 관리(SNM)
 3.3. 전환관리(TM)
4. 사회·기술시스템전환론에 따른 전환 경로의 다양성
4.1. 전환 경로의 다양성
4.2. 전환의 정치경제적 속성

제4장 에너지 전환의 사례 분석: 독일과 영국
1. 사례 분석 및 대상 개요
1.1. 사례 분석의 개요
1.2. 사례 대상의 개요: 독일과 영국의 에너지 전환 유형과 경로 비교
2. 독일 58
 2.1. 준비단계(1990년대: 1990~1998년): 지배적 맥락에서 틈새 형성
2.2. 시작단계(2000년대: 1998~2009년): 레짐과 틈새의 동시 확대
2.3. 가속단계(2010년대: 2009년~최근): 니침-레짐의 경쟁 심화와 경로 변화의 가능성
3. 영국: 대규모 집중된 ‘저탄소에너지’ 중심의 변형 경로 우세
3.1. 준비단계(1990년대: 1990~2002년): 민영화 레짐 맥락에서재생에너지 소폭 증가
3.2. 시작단계(2000년대: 2002~2008년): 신자유주의 맥락에서 저탄소 에너지 쟁점화
3.3. 가속단계(2010년대: 2008년~최근): 복잡한 사회-정치적 맥락에서 경로 변화의 가능성
4. 해외 사례의 종합과 시사점

제5장 사회·기술시스템전환론의 관점에서 본 에너지 전환에서 정부의 역할
1. 다층적 접근법으로 본 우리나라 에너지 전환의 배경과 위치
1.1. 우리나라 에너지 전환을 둘러싼 거시환경과 지배적 레짐
1.2. 우리나라 에너지 전환의 현 위치
2. 에너지 전환에서 정부의 역할과 한계에 대한 시사점
2.1. 우리나라 에너지 전환에서 중앙정부 역할의 한계
2.2. 에너지 전환의 목표와 이행의 분산화·지역화
2.3. 시민의 참여와 공정한 시장을 통한 에너지 전환

제6장 결론

참고문헌

* 보고서 원문은 에너지경제연구원과 국가정책연구포털(NKIS)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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